미국 영토 내 출생 시민권 부여를 폐지하려는 미 의회의 움직임에 괌과 북부 마리아나 제도(CNMI) 등 지역 지도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최근 모건 그리피스 하원의원이 발의한 ‘영토 내 출생 시민권 폐지법(H.R. 9724)’은 이른바 ‘원정 출산’을 근절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지역 정부는 이 법안이 오히려 무국적자를 양산하고 헌법적 권리를 침해할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루 레온 게레로 괌 주지사는 이번 법안이 “좁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헌법적 권리를 제거하는 잘못된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민 사기 문제는 법 집행 강화와 연방 정부의 철저한 관리 감독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지, 수 세대 동안 이어져 온 시민권을 박탈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아파탕 CNMI 주지사 또한 헌법 수정안과 연계된 출생 시민권은 연방 정부가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없는 권리임을 지적하며, 법안의 언어적 모호함이 미래 세대에게 심각한 법적 공백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당 법안은 괌, CNMI,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푸에르토리코를 대상으로 하며, 자동 시민권이 부여되지 않는 아메리칸 사모아는 제외되었다. 그리피스 의원은 이 법안이 원정 출산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지역 사회는 이를 ‘제2등 시민’ 취급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괌 해방 기념일을 앞두고 발표된 이번 법안은 연방 정부의 지역 사회에 대한 몰이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제임스 모일런 괌 하원 대표는 이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며, 프랭크 블라스 괌 의회 의장은 불법 이민 문제 해결과 시민권 보호는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토니 아다 부의장은 그리피스 의원을 괌으로 초청해 현지의 목소리를 직접 듣게 함으로써 지역의 현실과 권리를 이해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해당 법안은 하원 천연자원위원회와 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며, 통과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역 사회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이 통과될 경우 향후 군사 및 민간 인력 채용, 연방 혜택 접근성 등 지역 경제와 인구 구조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셸리 칼보 괌 상원의원은 “괌은 미국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수 세대 동안 국가에 헌신해 온 지역”이라며, 시민권과 같은 근본적인 권리 문제는 지역 정부와 충분한 협의 없이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연방 정부와 영토 간의 관계, 그리고 영토 주민들의 권리 보장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원본기사: 마리아나 버라이어티 – US lawmaker asked to ditch proposal to end birthright citizenship in US terri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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