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200만 년 전 영국 남부 해안 인근에서 서식했던 호랑이 크기의 육식 공룡 두개골 일부 화석이 발견되면서, 먹잇감을 추격해 거대한 앞발 발톱으로 찢어 사냥하는 것으로 알려진 수수께끼의 육식 공룡 그룹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한층 깊어지게 됐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굴된 화석이 백악기 육식 공룡 계열인 메가랍토란(megaraptoran)의 초기 종에 해당하며, ‘인빅티벨라트릭스 앰베리나(Invictibellatrix amberina)’로 명명되었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메가랍토란 화석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들이 전 세계로 퍼져나간 경로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인빅티벨라트릭스는 메가랍토란 중에서도 비교적 체구가 작은 편에 속한다. 연구진은 근연종 화석을 바탕으로 이 공룡의 몸길이가 약 5미터에 달하며, 몸무게는 큰 호랑이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몸 전체가 실 모양의 깃털로 덮여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모든 육식 공룡을 아우르는 수脚류(theropod)에 속하는 메가랍토란은 머리가 상대적으로 작고 날렵한 반면, 길고 강한 팔과 거대한 손톱을 가졌으며 골격이 매우 가볍다는 독특한 신체 구조를 지니고 있다. 리즈대학교의 박사후연구원이자 해당 연구의 주저자인 카시우스 모리슨은 이러한 신체적 특징이 이들이 매우 날렵한 포식자로서 먹잇감을 끝까지 추격해 커다란 앞발과 발톱으로 붙잡아 배를 가를 수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큰 메가랍토란인 ‘마이프’는 공룡 시대 말기인 파타고니아 지역에서 약 33피트(10미터) 크기로 서식했으며, 인빅티벨라트릭스보다 약 5,000만 년 뒤에 출현했다. 인빅티벨라트릭스와 같은 소형 메가랍토란은 포유류, 소형 파충류, 새끼 공룡 등을 사냥했을 것으로 보이며, 더 큰 종들은 오리주둥이 하드로사우루스나 긴 목의 용脚류 같은 대형 초식공룡을 사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거대한 머리와 강력한 턱 힘, 치명적인 치아를 무기로 삼았으나 앞발이 퇴화했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 rex)의 사냥 방식과는 대조적이다. 인빅티벨라트릭스는 당시 와이트섬의 최상위 포식자는 아니었으며, 오늘날의 하이에나와 유사한 생태적 지위를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인빅티벨라트릭스’라는 이름은 ‘정복되지 않은 여전사’를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들이 초기에 미미한 존재였으나 남아메리카, 호주, 남극 대륙 등지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며 ‘여왕’으로 성장한 반면, 북아메리카와 아시아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가 ‘폭군 왕’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화석이 발견된 뇌두개골 파편은 약 1세기 전에 발굴되어 1924년 런던 자연사박물관에 소장되었으나 최근까지 서랍 속에 방치되어 있었다.
연구진은 만약 인간이 시간 여행을 통해 이 시기로 이동한다면 T. rex보다 인빅티벨라트릭스가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거대한 T. rex에게 인간은 사냥에 소모되는 에너지에 비해 너무 작아 눈에 띄지 않는 먹이일 수 있지만, 민첩성과 기동성을 갖춘 인빅티벨라트릭스에게는 체중의 3분의 1에서 4분의 1에 달하는 인간이 영양가 있는 완벽한 사냥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본기사: 마리아나 버라이어티 – Isle of Wight fossil sheds light on enigmatic meat-eating dinosa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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