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주지사가 재선에 도전하지 않는 해에 예산안이 제출된 것은 오랜 기간 찾아보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지출을 통제하는 책임자가 표심을 의식해 눈치를 볼 필요가 없을 때 정치적 과정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새로운 회계연도 예산안은 말 그대로 막판에 이르러서야 겨우 통과되었습니다. 그러나 원안은 이미 수개월 전에 의회에 제출되었던 상태였습니다. 입법부 소속 의원들이 면밀한 재정 및 법적 검토를 거친 행정부의 예산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곧바로 서명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습니다. 더욱이 이번 예산안 승인은 경제적, 재정적으로 수십 년 만에 가장 혹독한 시기를 겪고 있는 정치인들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정부의 세수 감소 그 자체보다도 선거 낙선을 우려한 선출직 공무원들이 정부 지출 조정을 고의로 회피하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다른 후보들이 당선만 되면 지출 삭감은 없을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공약을 내걸 것을 알기 때문에, 현직 의원들 역시 고통 분산을 기피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산안은 기본적으로 세수 전망치를 기반으로 작성됩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향후 1년간 거둘 수 있는 세금을 정확히 예측해 온 전례가 과연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선거일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예산안 내 모든 지출 항목은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잠재적 요인을 안고 있습니다.
전직 재무 책임자가 경고했듯이 경제가 바닥을 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의무 지출은 징수 가능한 세수를 초과하고 있습니다. 행정부가 현 재정 난맥상의 원인을 전임 정권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편리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선거에 출마할 때는 화려한 해결책을 제시했다가 막상 권력을 잡은 뒤에는 현실적인 경제적 제약 앞에 무너지는 정치권의 행태에 대해 유권자들의 엄중한 심판이 요구됩니다.
원본기사: 마리아나 버라이어티 – Another day in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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