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작은 섬 티니안에 위치한 80년 된 비행장이 미군에 의해 복원되고 있다. 티니안 비행장 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항공기가 출격했던 곳이다. 미국은 태평양 지역의 안보 강화를 위해 북마리아나제도 티니안 섬의 이 시설을 재건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은 이 프로젝트로 인해 섬이 미국의 적대국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티니안은 북마리아나제도에 속한 작은 섬으로, 맑은 바다와 고추, 고고학 유적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이 섬이 2차 세계대전에서 맡았던 어두운 역할을 잘 모른다. 티니안 주민 후아니타 멘디올라는 그 기억을 잊지 않았다. 전쟁 중 티니안은 일본 폭격 작전의 전략적 거점이었다.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미국의 에놀라 게이와 복스카르 항공기는 이 섬 활주로에서 출격했다. 멘디올라는 “60년대 후반부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학생들이 두 사건의 기념일에 티니안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제 티니안 지역사회 일부는 미국의 대규모 군사 프로젝트로 인해 역사가 반복될까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고조되는 지정학적 긴장과 관세 전쟁으로 티니안이 대만 문제 등 분쟁 시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멘디올라는 티니안 여성협회 임시 대표로, 이번 프로젝트를 주시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태평양 안보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8억 달러 규모 전략의 일부다. 미 공군은 지역 내 신속한 병력 전개와 유지가 가능하도록 티니안 비행장 을 복원 중이라고 밝혔다. 불도저와 굴삭기가 현장에 투입됐으며, 네 개 활주로 중 두 곳은 다음 달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멘디올라는 군 당국이 작업 내용에 대해 거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또한 토지 정비 과정에서 과거 원자폭탄에 노출됐던 지역이 대중에 위험이 되지 않을지 우려한다. “티니안 비행장 복원이 핵무기를 저장하고 에놀라 게이가 출격했던 핵 관련 부분까지 포함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그녀는 말했다. “복원 계획이 있다면, 어떻게 계획되는지 문서화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이를 본 적이 없다.” 북마리아나제도는 자체 자치권을 가진 미국령 비법인 지역이다. 인근 미국령 괌과 마찬가지로 1940년대 일본 점령에서 해방됐으며, 주민들은 미국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다.
괌 소재 싱크탱크 태평양섬안보센터의 릴랜드 베티스 이사는 이 지역 군사 프로젝트와 지정학적 활동을 추적하고 있다. 그는 과거 군 당국의 위험물 처리 방식이 많은 태평양 섬 주민들에게 우려를 안겨줬다고 말했다. “그 당시 핵무기가 비교적 잘 관리되긴 했지만, 항공기에 방사선 장비가 사용됐고, 임시 폐기장에서 이 장비가 발견된 사례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티니안은 80년간 지도에서 사라져 있었기에, 어떤 위험이 있을지 알 수 없다.” 섬 내 핵 위험성에 대해 멜버른대 인구·글로벌보건 명예 펠로우인 틸먼 러프 박사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1940년대 폭탄이 티니안에 운반됐을 때 이미 완성품이었고, 지하 특수 폭탄 저장고에 보관돼 잔류 오염이 적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우려하는 것은 당시 사용된 기타 화학물질과 자재에 의한 오염이다. “티니안 비행장은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고, 연료와 무기, 미폭발탄 등 산업 활동이 많았다. 지금은 식생에 덮여 있지만, 잔류 화학 오염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마리아나제도에서 환경 규정이 우회되는 사례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사이판 변호사이자 문화인류학자인 이사 아리올라는 전쟁 이후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환경 규정이 자주 무시됐다고 지적한다.
그녀는 이번 군사 프로젝트도 다르지 않을까 우려한다. “군 당국의 활동에 지역사회가 거의 관여하지 않아 감독이 부족하다. 주로 기관 차원에서 진행된다”고 말했다. “감독이 없다면 결국 지역사회가 그 피해를 떠안게 된다.” 프로젝트의 더 넓은 의미와 관련해 아리올라는 완공 후 비행장의 역할에 대한 지역사회의 의문을 제기한다. “군이 티니안에서 진행하는 작업을 기반시설 개선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활주로의 군사화가 강화되고 있다. 위협이 무엇인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베티스가 입수한 군사 문서에 따르면 티니안 비행장은 화물기, 급유기, 군사 훈련 및 인도적 지원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베티스는 괌이 분쟁으로 무력화될 경우를 대비한 전략적 거점 역할도 한다고 본다. “미국을 상대하려면 여러 비행장을 상대해야 한다는 개념을 만드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괌은 미군의 ‘창끝’이라 불리며, 태평양 군사 작전의 허브이자 대형 공군기지가 있다. 미 공군의 지난해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의 대만 문제 충돌이 격화될 경우 괌이 잠재적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점 역시 티니안 주민들의 우려를 키운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자신들의 섬도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멘디올라는 “우리는 한때 바다 위의 작은 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제 미크로네시아 전역의 활동과 관세 전쟁으로 큰 표적이 될까 걱정된다.” 미군은 현재까지 ABC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
원본기사: 마리아나 버라이어티 – Pacific airfield that set stage for atomic bombing of Japan set for rev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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