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춰야 하는 고민을 담은 영화들은 늘 세대 간의 묘한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케빈 하트가 주연을 맡은 코미디 영화 ’72시간’은 바로 이러한 메타적 요소를 품고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영화 속에서 케빈 하트는 성공한 뉴욕의 광고 임원 조를 연기한다. 그의 캠페인 아이디어는 이미 시대에 뒤처졌고, 상사들은 더 이상 그가 Z세대와 소통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청년 문화에 다시 적응하기 위해 조는 자신과 가장 접점이 없어 보이는 마이애미의 총각 파티에 합류하게 되는데, 이는 20대 청년 네 명과의 단체 대화방에 실수로 초대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스트리밍되는 ’72시간’은 주인공 조의 보드카 광고처럼 치밀하게 기획된 상품이다. 다른 코미디 영화, 특히 ‘행오버’를 연상시키지 않는 장면이 없을 정도지만, 연출을 맡은 팀 스토리 감독과 프로듀서 윌 패커는 이러한 사실을 영리하게 활용한다. 영화 자체를 이제 47세가 된 케빈 하트가 더 정치적으로 올바른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 애쓰는 과정에 대한 농담으로 풀어냈다.

이러한 설정 덕분에 ’72시간’은 케빈 하트의 이전 넷플릭스 출연작들보다 그에게 훨씬 더 잘 어울리는 맞춤형 소재가 되었다. 영화의 코믹한 에너지는 대부분 케빈 하트가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출신인 젊은 공동 주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때 발생한다. 마르셀로 에르난데스, 벤 마셜, 캄 패터슨이 그들이며, 네 번째 멤버는 결혼식을 올리는 당사자인 메이슨이다.
케빈 하트는 드웨인 존슨이나 코넌 오브라이언처럼 자신과 대비되는 인물들과 함께할 때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왔다. 풋풋한 SNL 신예들과의 조합 역시 훌륭한 시너지를 낸다. 코미디계에서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케빈 하트는 늘 자신을 웃음의 대상으로 삼는 지혜를 보여주었으며, 이번 작품에서도 총각 파티의 젊은이들이 갑자기 자신들의 비용을 대는 나이 많은 남자를 놀리는 구도가 웃음을 자아낸다.
네 명의 작가가 이름을 올린 ’72시간’은 다소 엉뚱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기본 설정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는 듯, 영화는 조를 라이벌로 오해하는 지역 마약상의 이야기를 끼워넣는다. 조는 코카인을 흡입할 때마다 쿠바 마약왕 리카르도 몬타나의 페르소나로 변신하는데, 이는 ‘스카페이스’의 알파치노를 흉내 낸 것이다.
이러한 패러디가 다소 의심스럽게 들릴 수 있듯, 영화는 케빈 하트의 본래 코미디 취향이 현대적 감수성과 충돌하는 지점을 은근히 다룬다. 뉴욕에서의 조의 문제는 부분적으로 그가 쓴 대명사 말장난이 담긴 판타 광고에서 비롯된다. 아시아계 고정관념을 흉내 내다 곧바로 비난받는 장면 등은 현대적 감수성과 충돌하는 코미디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러한 자각이 영화를 요트 파티, 해파리 물림, 고래 생식기와의 조우 등 전형적인 대중 코미디의 뻔한 소동극으로부터 완전히 구해내지는 못한다. 그러나 SNL 출신 배우들은 제 몫을 다해낸다. 첫 장편 영화 주연을 맡은 에르난데스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며, 이별의 상처를 안고 주말을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처럼 만들겠다고 위협하는 벤 마셜의 연기는 더욱 돋보인다.
다만 이 영화의 가장 큰 아쉬움은 테이아 테일러의 활용 방식에 있다. 뉴욕에서 조의 여자친구를 연기한 그녀는 영화 대부분의 분동안 연인과의 관계 확신을 기다리며 멀리 떨어진 채 소비된다. 뛰어난 역량을 가진 배우를 이처럼 소모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며, R등급 브로 코미디가 극장에서 사라진 시대에 넷플릭스를 통해 부활한 점을 감상할 때 씁쓸함을 남긴다.
원본기사: 마리아나 버라이어티 – In ’72 Hours,’ the bachelor party has an unlikely plus-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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