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5년 전 발생한 역사상 최악의 테러 참사인 9/11 테러 25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비극의 상흔을 되새겼다. 현지 시각으로 금요일, 뉴욕과 워싱턴 등지에서는 납치된 항공기가 세계무역센터(WTC), 펜타곤, 펜실베이니아주 들판에 충돌하여 희생된 약 3,000명의 영령을 기리는 엄숙한 행사가 거행됐다.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제로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제이디 반스 부통령과 전직 대통령 4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아메리칸항공 11편이 세계무역센터 북부 타워에 충돌했던 충격적인 순간인 오전 8시 46분에 맞춰 묵념을 시작했다. 이어 유가족들은 9/11 테러 희생자 2,977명과 1993년 세계무역센터 폭탄 테러로 사망한 6명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는 숙연한 순서를 가졌다. 이후에도 나머지 세 대의 항공기 추락과 쌍둥이 빌딩 붕괴 시간을 기리는 묵념이 이어졌으며, 올해는 2001년 이후 유독성 먼지로 인해 사망한 이들을 기리는 일곱 번째 묵념이 처음으로 포함됐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펜타곤 서측에서는 거센 비가 내리는 가운데 군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폭풍 속 추모식이 진행됐다. 이곳은 아메리칸항공 77편이 충돌해 184명이 사망했던 장소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을 가질 예정이다. 펜실베이니아주 샹크스빌에서도 워싱턴을 향하던 유나이티드항공 93편의 추락 현장에서 추모 행사가 열렸다.
이번 25주기는 테러 이후 태어나거나 자란 세대에게 9/11이 남긴 거대한 유산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테러는 미국의 외교 정책, 국내 정치, 안보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으며, 대테러 전쟁과 국토안보부 창설로 이어졌다. 희생자 가족과 구조대원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이번 기념일은 25년 전의 비극과 여전한 슬픔을 기리는 자리였다.
북부 타워에 충돌한 항공기의 기장이었던 고(故) 존 오고노스키의 딸 캐롤라인은 올해 첫 아이를 낳아 아버지의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는 아버지가 손주를 볼 수 없다는 새로운 슬픔을 느낀다면서도, 다음 세대에게 영웅들의 이야기와 나라가 단결했던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러 이후 자란 세대뿐만 아니라, 무슬림 미국인들은 테러 이후 편견과 증오범죄의 증가를 겪어야 했다. 뉴욕시 최초의 무슬림 시장인 조란 맘다니 시장은 공화당의 불참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날 추모식에 참석했다.
사망자는 테러 당일에 국한되지 않았다. 수개월 동안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다 유독물질에 노출돼 사망한 소방관과 주민들의 피해도 이어졌다. 뉴욕시 소방국은 테러 당일 343명의 대원을 잃었으며, 이후 관련 질병으로 600명이 넘는 전·현직 소방관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환경청(EPA)의 공기 안전 안내를 믿고 작업하다 질병으로 사망한 소방관의 유족들은 정부의 잘못된 정보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원본기사: 마리아나 버라이어티 – Americans mark 25 years since Sept. 11 attacks amid enduring grief, ref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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