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상원은 탄핵 재판소로서 수요일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유죄 평결에 필요한 찬성 표 수를 낮추어 검찰이 유죄 판결을 받아내기 위해 넘어야 할 문턱을 낮추었다.
재판부는 재판에 정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상원 재판관들만을 기준으로 유죄 평결 정족수를 산정하기로 판결했다. 전체 24명의 상원 재판관 중 4명은 현재 소송 절차에 참여하지 못해 투표를 할 수 없는 상태다.
헌법은 탄핵안 가결을 위해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번 결정에 따라 검찰은 기존에 필요했던 16표가 아닌 14표만 확보하면 유죄 평결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향후 더 많은 상원 재판관들이 절차에 참여하지 못하게 될 경우 이번 결정은 광범위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이번 판결에 대해 13명의 의원이 찬성 표를 던졌으며, 두테르테 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을 포함해 6명은 절차에 참여하지 않았다. 1명의 상원의원은 투표 정족수 완화에 반대했다.
다수의 의원들이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 재판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는 수조 원대 공공사업 스캔들과 관련된 법적 조치 및 두테르테 부통령의 부친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시절의 유혈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조사 등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에데르손 타피아 마카티 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투표는 최종 탄핵 투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엿볼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상원의원들은 여전히 증거와 여론을 저울질해야 하겠지만, 만약 내가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이라면 우려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탄핵 재판은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과 그의 전 정치적 동맹이자 러닝메이트였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간의 고위급 갈등 이후에 불거진 것으로, 그 결과는 두테르테 부통령이 출마를 계획하고 있는 2028년 대선 지형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헌법상 단임 제한 규정에 따라 연임이 불가능하며 후계자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은 재판부로부터 유죄 선고를 받을 경우 공직 취득이 금지되어 대선 가도에서 낙마하게 된다.
부통령은 공적 자금 유용, 막대한 미확인 재산 축적, 그리고 마르코스 대통령 부부와 전 하원의장의 생명을 위협한 혐의 등을 받고 있으나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마닐라 아테네오 정책 센터의 마이클 헨리 유싱코 선임 연구원은 재판부의 투표 정족수 완화 조치와 관련해 “이번 결정은 유죄 평결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판결 이후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의 변호인단은 부통령이 책임 회피를 하지 않으며 탄핵 재판의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 참여는 ‘신중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부통령이 공정하고 공평한 재판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법에 따라 이용 가능한 모든 법적 구제 수단을 강구할 권리를 유보한다고 강조했다.
마르코스와 사라 두테르테는 2022년 대선 당시 필리핀에서 가장 강력한 두 정치 가문이 연합한 ‘유니팀’ 티켓으로 출마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정책, 권력, 의회 통제권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면서 두 사람의 동맹은 파탄을 맞았다.
부통령은 또한 마르코스 대통령 일가를 향한 협박에서 비롯된 별도의 중대 협박 형사 혐의도 받고 있으나, 형사적 책임을 부인하며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원본기사: 마리아나 버라이어티 – Philippine Senate lowers threshold for conviction in VP Duterte’s impeachment t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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