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이후 미국 가정의 소득과 자산이 전반적으로 증가했으나, 계층별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고물가 속에서 재정적 스트레스가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방준비제도가 전국 4,300여 가구를 대상으로 3년마다 실시하는 상세한 소비자금융조사 결과, 팬데믹 시기의 변동성 장세와 대규모 정부 지원금 지급 때에 비해서는 자산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번 조사는 경제가 완만한 확장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시기에 진행되었습니다. 연준은 대다수 가정의 소득과 순자산이 소폭 늘었지만, 일각에서는 재정적 압박에 시달리는 계층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소득 하위 계층은 소득이 다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 증대로 이어지지 못했으며, 하위 25% 가구의 순자산은 직전 조사인 2022년의 3,800달러에서 1,700달러 이하로 절반 이상 급감했습니다.
흑인 가정의 중위 자산 역시 2019년부터 2022년 사이 급증했던 것과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25%나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연준은 기존의 가족 특성별 부의 불평등 패턴이 이번 데이터를 통해 더욱 고착화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미 자산이 많거나 고학력, 고소득, 고령층인 가구의 자산 증대 효과가 두드러진 반면, 75세 이상 가구주가 속한 가정의 자산은 37%나 급증해 젊은 세대의 주택 구입 및 가족 형성이 지연되는 세대 간 격차를 보여주었습니다.
전체 가계 부채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부채비율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금리와 고물가 장기화로 인해 부채 상환에 따른 부담은 커졌습니다. 소득 대비 월 상환액 비율은 15.4%로 2퍼센트포인트 상승했으며, 총부채소득비율은 89.4%에서 94.9%로 뛰어올랐습니다. 특히 소득의 40% 이상을 빚 갚는 데 쓰는 가구 비율은 8.6%로 집계되어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경제 환경 속에서 소비자들의 대출 연체 사례도 급증했습니다. 대출 상환이 밀렸다고 응답한 가구의 비율은 기존 12%에서 약 20%로 가파르게 올랐으며, 선구매 후결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가구 비중도 7%에서 12%로 확대되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중위 가계소득은 3년간 7% 증가한 82,200달러를 기록했으나, 하위 60%의 소득 증가율이 상위 10% 고소득층의 실질 소득 감소세와 대비되면서 K자형 회복 국면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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