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산층 소비자들이 최근 씀씀이를 줄이며 한층 깐깐한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마트의 다소 실망스러운 실적과 홈디포가 알뜰형 자재 구매자들을 중심으로 선전한 현상은 미국 중산층 소비자들이 긴축 재정에 들어갔음을 방증하고 있다. 반면 고소득층 소비자들은 여전히 랄프로렌 같은 명품 브랜드를 꾸준히 소비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최근 한 달간 발표된 대형 마트, 주택 개조용품점, 외식업체, 명품 브랜드의 실적 보고서를 살펴보면 소비자들이 지출의 대부분을 필수품에 집중하고 대형 프로젝트는 미루는 경향이 뚜렷하다. 다만 그러면서도 저렴한 간식이나 가끔 즐기는 사치에는 여전히 지출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 수준에 따른 소비 양극화도 뚜렷하다. 여유 있는 계층은 랄프로렌의 리넨 반바지와 고급 뷰티 제품을 거침없이 구매하는 반면,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비층은 타코벨이나 로스 스토어에서 예산을 빠듯하게 운용하며 할인 의류와 필수품을 함께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전체 소비 지출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지만, 가계들이 돈을 어디에 쓸지 훨씬 신중하게 결정하고 있다고 금융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고유가 시대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추세는 주요 연말 쇼핑 시즌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유통업체들은 고객을 붙잡기 위해 할인, 신상품, 고가 브랜드 혼합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 가격이 상승해 갤런당 4달러를 웃돌면 심리적인 영향이 작용해 소비자들이 구매 과정에서 타협을 시작하게 된다. 실제로 월마트 측은 1만 1,000개 품목의 가격을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6년래 가장 낮은 동일점포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제 단순한 가격 인하만으로는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맥도날드의 경우 비교적 가격이 비싼 메뉴 속에서 할인 식사 옵션을 선보였으나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다. 반면 타코벨, KFC, 피자헛 등을 거느린 염 브랜즈는 신선한 메뉴를 선보여 소비자들로부터 더 좋은 반응을 얻었다. 월마트, TJ맥스 모회사인 TJX, 홈디포 등 주요 유통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여전히 까다로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테이스트리, 에스티로더, 버켄스탁 등 ‘합리적 사치’를 표방하는 기업들은 100달러를 훌쩍 넘는 의류, 가방, 향수 제품에 대한 수요 덕분에 양호한 실적을 거두었다. 커피 체인 스타벅스 역시 개선된 서비스 속도와 매장 환경에 힘입어 고가 라테 제품의 매출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유통업체들은 경제의 양 극단을 모두 공략하기 위해 가격 인하와 고가 라벨 배치를 병행하고 있다. 타겟의 경우 자체 식품 브랜드인 ‘굿앤게더’를 확장하는 동시에 부가부 유모차 같은 프리미엄 상품을 진열하고 있으며, 신학기 학용품의 95구가량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타겟과 월마트는 대규모 관세 환급금을 식료품 가격 인하에 재투자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한 해 동안 수입 관세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던 소고기 등 장바구니 필수품의 가격을 낮추는 데 이를 활용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예산 압박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에게는 저렴한 가격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소비자들의 예산 제약은 가처분 소득의 한계에서 기인하므로 가격 인하만으로는 소비 진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월마트조차 연간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보다 광범위한 고객층에 어필하는 고급 브랜드와 고가 상품 덕분에 신학기 쇼핑 시즌을 원만하게 시작했다고 밝혔다.
소비자 신중론의 가장 명확한 신호는 월마트와 타겟의 장바구니 크기에서 확인된다. 매장 방문 횟수는 유지되면서도 한 번 방문할 때 지출하는 금액은 줄어드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고소득 가계들이 소비 수준을 낮춰 이용하는 월마트조차 평균 지출 증가세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소비 심리는 주택 개조 유통 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홈디포와 로우스가 유지보수 및 계절별 프로젝트 수요로 혜택을 보았으나, 높은 차입 비용 때문에 소비자들이 자금 조달이 필요한 대규모 주택 리모델링은 계속해서 연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본기사: 마리아나 버라이어티 – US shoppers tighten budgets, but still find room for treats and splur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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